인간과 삶

직관(Intution), 삶의 나침반을 잘 활용하는 법

알깨남 2024. 1. 8. 00:26

GPS와 연동된 네비게이션장비가 일상화 되기 전,
나침반은 적어도 천 여년 동안 방향을 유지하는데 필수였다.
그 나침반이 우리 안에도 다 하나씩 있다. 
잘 활용하면, 우리 삶을 가야할 곳으로 잘 안내해 준다.

 
군(軍)을 경험한 사람이면, 독도법(讀圖法) 훈련도 했을 것이다. 주로 야간에 지도와 나침반을 사용하여 정해진 장소를 찾아간다. 네비게이션 앱을 주로 쓰지만, GPS 장비가 불가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므로, 여전히 나침반도 활용한다.
 
이 나침반이 없었더라면, 인류의 지평을 넓혔던 원거리 항해와 미지에 대한 탐험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나침반

 

나침반 사용시 주의사항

나침반 바늘은 자성(磁性)을 띤 철이다. 그래서 바늘 주위에 자기장(磁氣場)을 형성한다. 그런데, 지구도 하나의 거대한 자성(磁性)을 띤 구체로서, 남북방향으로 거대한 자기장을 만든다. 이 거대한 지구 자기장에, 조그마한 나침반의 자기장도 함께 정렬되면서 바늘이 남과 북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 자기장(磁氣場) 외에 또다른 자기장을 발산하는 물체가 근처에 있으면 바늘이 엉뚱한 곳을 가리킬 수 있다. 이를테면, 전기 송전탑 아래에 나침반을 놓으면, 바늘이 부들부들 떨면서 제 멋대로 가르킨다. 매번 할 때마다 다르고 편차도 크다.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나침반을 사용할 때는, 이런 자기장 발산 물체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한다. 전기 송전탑 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휴대전화나 카메라 등 전자기기와 가까이 있어도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지 못한다. 
 

우리 안에도 나침반이 있다.

우리 안에도 삶을 안내하는 나침반이 있다. 이 나침반을 가리켜 여러가지 말로 표현한다. '내면의 목소리', '가슴의 소리', '영감', '성령' 등이 그것이다. 이 표현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기 안에서 뭔가가 솟아나와 힌트를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말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말은, In(안에서) Tuition(가르쳐줌) 즉, Intution 직관(直觀) 이다. 이 직관은 추리나 판단 등의 사유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뭔가를 아는 것이다. 그런데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 아무런 사유도 하지 않았는데 어떤 것을 알았다면, 그 누군가가 말해준 것이 아닌가? 적어도 암시해주거나 사인(sign)을 보내준 것이 아니겠는가?
 
지나온 내 삶을 보면, 주요 결정적인 국면에서는 모두 이 나침반과 그것이 보낸 직관을 따랐던 것 같다. '그렇게 하면 미련한 것' 이라고 주위에서 조언할 때, 현실 논리적으로는 그들에게 반박할 수 없었으나 내 가슴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갔다.
 
이럴 때면, 나만 알수 있는 신호가 온다. "맞아, 넌 맞게 가고 있는거야!" 라는 흔들림없는 확신이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차분해진다. 근거를 대라고 하면 그것 뿐이다.
 
물론, 대부분의 일상에서 이 나침반을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를 잊고 사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조금씩 그 사용 빈도수를 늘려갔다. 그러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자기의 나침반을 '활성화' 하기

이 자기 안의 나침반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신경써야 한다. 첫 째는 이 나침반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주 사용해줘야 한다. 그래야 활성화 된다. 둘 째는, 이 나침반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1. 나침반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주 사용하기

먼저, 내 안에 나를 안내하는 충직한 가이드가 있음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물론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내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이 중요하다. 그래야 채널이 형성된다. 소통의 통로가 견고하게 확보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서, 자주 활용해 주어야 한다. 처음에는 잘 들리지도 않고, 신호도 미약하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해보면 감이 온다. 삶의 선택이나 직장에서의 선택 앞에서 지혜로운 결정을 하고 싶을 때, 자기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이 안내자를 활용해야 한다. 안쓰면 손해다.
 
응답은 바로 올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그럴 일은 거의 없다. 그 안내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지혜를 요청한 후, 일단 잊어버려야 한다. 그러면 예기치 않은 시기에 문득 힌트가 주어진다. 샤워하다가, 거리의 간판을 보다가, 동료와 대화하다가, 때로는 꿈으로 그 힌트가 전송된다.
 

직관, intuition

 
처음에는 이 힌트가 주어져도 놓칠 수 있다. 그러나 여러번 실험하다 보면, 그 독특한 소통방식을 알게 된다. "아하, 내 안내자의 신호는 이런 식이로구나", "내가 이런 이런 상태일때 퍼뜩 신호가 오는구나"  등으로 감이 잡힌다.
 
때로는, 누군가의 제안을 받는 상황이나 어떤 뉴스를 들었을 때, 다양한 방식으로 신호를 보낸다. 명치부분의 미묘한 무거운 진동으로, 가슴 깊은 곳에서 환한 번짐 같은 파장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신호도 과감히 해석해보고 적용해 나가다 보면, 그 독특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 
 
관건은 자기 안의 나침반을 인정해주고, 자주 활용하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2. 나침반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치우기

아르키메데스가 부력의 원리를 깨치게 된 것은, 목욕탕 욕조에서 였다. 직관이 어떨때 작용하는지에 대한 단서가 여기 있다. 아르키메데스는 왕이 내준 숙제를 풀어야 했다. 왕의 왕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왕관이 진짜 금으로 만들어졌는지, 다른 금속이 섞였는지를 알아내라는 문제였다. 
 

아르키메데스, 유레카

 
 
해결의 힌트는, 책상앞이 아닌 목욕탕 욕조에서 떠올랐다. 목욕탕은 몸과 마음이 릴랙스되는 곳이다. 매이던 일과 고민거리에서 잠시 놓일수 있는 공간이다. 이 때 직관이 떠오른 것이다.
 
물리적인 나침반은 송전용 철탑과 같이 자기장(磁氣場)을 발산시키는 물체앞에서는 교란되어 그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우리 안의 나침반도 마찬가지다.
 
우리 안에 있는 강고한 고정관념, 가치관, 선입견, 근심, 걱정, 공포 등은 모두 에너지다. 이들은 강한 인력(引力)을 가지고 우리 주의력을 끌어당긴다. 동시에 우리 안의 나침반도 교란시킨다. 엄밀히 말하면, 그 나침반 신호가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직관과 영감이 잘 떠오를 때는, 새벽에 잠에서 일어나 뭔가를 할 때다. 모두 창작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이때는 우리의 직관과 영감을 교란하는 생각과 감정들이 아직 활동을 하지 않을 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낮에는, 어떤 것을 맹렬히 고민하고 걱정할 때 보다는 무심코 길을 가다가, 콧노래 부르며 샤워하다가 툭 튀어나온다.
 
이런 원리를 알면, 우리의 나침반이 보다 잘 작동하고 그 신호가 깨끗하게 전달되도록 자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고민이나 걱정거리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보기, 산책하면서 기분 전환하기, 좋은 음악 듣기, 명상하기 등을 통해, 우리 나침반의 방해물들을 치우면 신호가 더 잘 잡힌다. 그리고 그 신호가 잡히면, 과감히 따라가 보아야 한다. 
 

직관을 잘 활용했던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는 현대인들의 삶의 양식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다. 그가 췌장암 선고를 받고나서 1년후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사로 나섰다. 난 지금도 가끔씩 이 연설문을 읽어본다. 죽음을, 자기 앞에 닥친 실제의 문제로 깊이 생각해 본 그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얘기인데, 읽을 때마다 울림이 크다.
 

스티브 잡스, 스탠포드대학 졸업 연설 장면
2005년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

 

"여러분들의 삶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타인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타인이 해놓은 잡설(noise)이 여러분들 내면의 소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가슴과 직관은 이미 당신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는 테크놀로지에도 매우 정통했지만, 그 테크놀로지를 이끄는 것은 인간이 가진 고유의 능력, 직관을 사용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난 스티브 잡스보다 1년이나 더 많이 살고 있다. 물리적으로 오래 산다는 것이 크게 의미없다는 것도 이제 알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또 내게 확인한다. 내안의 나침반을 따라 용기있게 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