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무인도에 살지 않고서야,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한번도 건들지 않고서 살기는 힘들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게 삶이니, 본인이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완전하게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선의로 하는 행동도 때로는 불쾌하다고 여겨질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미안해' 라는 말은 내게 힘들어 오늘은 아내와 결혼 28년째 되는 날이다. 그런데 28년 동안 나는 아내한테 '미안해' 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28년 동안 같이 살면서 미안해야 할 일이 한번도 없었던 남편이면 좋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내가 내 행동과 말에 짜증을 내거나 한숨지었던 횟수를 일주일에 한 번꼴로만 계산해도 1,500회 정도가 된다. 아마 일주일에 한번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니 이보다 훨씬 더 많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