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한 10년 됐다. 대화 시간을 늘리고, 여가를 더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었다. 아이들도 동의해 주어서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가끔씩 공공장소에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TV를 오래 시청하지 않는다. 엊그제, 한 달전 피부암 시술을 받으신 아버지 병원 진료를 위해 KTX를 타고 고향에 내려갔다. 종합병원 두군데를 돌면서 CT 촬영과 혈액검사를 했다. 진료 대기장소마다 대형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환자와 보호자는 의사를 만나기 전(前), 그리 맘이 편치 않는 시간동안 TV 화면에 시선을 두고, 보는 듯 마는 듯 보게 된다. 병원에서 가장 무난하게 틀어놓을 수 있는 채널이 뉴스 방송이다. 드라마나 음악, 스포츠 방송은 사람들의 선호가 달라 채널 다툼이 일어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