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양 대화도서관에서 정창권 고려대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다. 주제가 「조선의 살림하는 남자들」 이었다. 제목이 호기심을 발동시켰다. 그래서 아내와 둘이 겨울빗속을 헤치고 참석했다. 범상치 않은 제목이기도 했지만, 요즘 내가 생각하는 주제들과 맥이 닿을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고정된 성역할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고, 그래서 우리 사회도 빨리 그 다음 버전의 남녀 관계 모델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강의 내용이 흥미로웠고,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잘 깨주었다. 나는 한국의 전통사회가 가부장적 문화가 공고했다고 배웠고, 의심의 여지 없이 그렇게 믿었다. 내가 보아온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만 보아도 딱 들어맞는 사실로 보였기 때문이다. 나의 편견을 깨준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