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7 2

책「아버지의 해방일지」, Let it go.

정지아님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를 많은 이들이 읽었다. 이 책이 왜 이렇듯 독자들을 파고들 수 있었을까? 소설적 구성, 남도의 사투리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압축된 현대사와 삶의 얘기들이 석류알처럼 잘 박혀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데 웬지 이 설명만으로는 중요한 뭔가가 빠진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우리는 사실, 용서하고 싶었던 것이다.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여운이 깊게 남는다. '구례'나 '곡성' 같은 내게 향수어린 지명도 나온다. 작가님과 동일한 시대를 살아온 나는, 열 살 즈음까지 곡성에 있는 할아버지 댁에 자주 놀러갔다. 소설에 나오는 그 말씨들이 생생하다. 내 큰 아버지, 큰 엄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들이 쓰셨던 똑같은 사투리들 때문인지, 소설속..

개모차가 유모차보다 많이 팔린다. 무너진 진화심리학의 대전제

반려견 유모차, 속칭 '개모차' 가 유모차보다 많이 팔렸다. 우리의 저출산 문제는 급부상한 후, 잡힐 기미가 없다. 불과 20여년만에, 수 만년 동안 우리 인간의 DNA에 각인된 종족보존의 본능이 한국에서는 힘을 잃고 있다. 진화심리학의 대전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드디어 자기 DNA의 지배로부터 능동적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긍정적 징표가 될 수 있을까? 올 3분기 동안, 개모차 판매량 유모차 초월우리 나라 저출산 문제의 경고등이 여러 데이터로 울려대고 있다. 한해 태어나는 신생아가 고작 26만명에 불과하다. 빠르게 생각해서, 모든 남녀가 가정을 이루고, 가정 당 2명의 자녀를 낳아야 인구가 유지된다. 그런데 지금은 결혼율 자체가 너무 낮아지고, 한 가정 당 태어나는 아이의 수도 한명..